주한 EU회원국 대사 22명 공동기고 : 매일경제 신문

[주한 EU회원국 대사 22명 공동기고] 신기후체제, 모두에게 기회가 될 것

우리는 지금 중요한 유엔 국제회의를 앞둔 결정적인 시기에 있다. 지금 프랑스 파리에는 전 세계 국가 대표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역사적인 합의 도출을 위해 모여 있다. 이 합의를 위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의 90% 이상을 배출하고 있는 165여 개국이 각국의 감축안을 보여주는 기여안을 제출했다. 유럽연합(EU) 한국 미국 중국 등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들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태평양의 기후변화 취약국들도 감축안을 제출했다.

합의 도출에 대한 정치적인 의지는 매우 높으며 주요 경제국들도 이를 반영하듯 전례 없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EU와 회원국들은 선제적으로 기여안을 제출한 당사국 중 하나로 2030년까지 1990년 배출량 대비 적어도 40%를 역내 감축하겠다고 제언했다. 또 EU는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27% 이상 늘리고 에너지효율을 27% 높이겠다는 법적 구속력 있는 목표도 제안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청정 전력 계획안`을 발표함으로써 장기적인 온실가스 저감 의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고, 이는 국제 기후변화 협상에 큰 힘을 실어줬다. 가장 큰 배출국 중 하나인 중국은 2030년에 배출량이 정점에 달한 이후 배출량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발표했고 2030년까지는 배출 집약도를 60%에서 65%까지 낮추는 것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저탄소 정책 시행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도 배출전망치(BAU) 대비 2020년까지는 30%, 2030년까지는 37% 감축을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현재까지 제출된 모든 국가들의 감축 목표를 합친 것은 인류가 안전하고 안정적인 기후를 유지하기에는 여전히 불충분하다. 따라서 파리 협상 이전에 제시한 목표치는 기준치가 돼야 하고 향후 감축 목표를 높이는 방안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합의는 또 국가들이 장기적으로 저탄소사회로 전환할 것이라는 신호를 기업들에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세기 중반과 그 이후까지 지속될 이러한 장기적인 정책 방향 제시는 기업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온실가스 저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시장 활성화를 견인할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제공한다.

일부 기업들은 강력한 기후 저감 활동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목소리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저탄소사회로의 전환과 경제성장 중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게 되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가 없다는 것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경제성장과 이산화탄소 배출 간 비동조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EU에서는 1990년과 2012년 사이 GDP가 45% 성장했으나 전체 온실가스 배출은 19% 감소했다. 배출 저감이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높여준다는 증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포천지의 상위 100개 기업 중 52개 기업이 2013년 에너지효율, 신재생에너지 및 다른 형태의 저감 활동을 통해 얻은 절감액이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하며 기업 평균으로는 1000만달러(약 116억원)나 된다.

기술 혁신과 함께 저탄소사회로의 전환은 민간 분야에서 기회의 원천이 될 것이다. 탄소에 가격을 부과하는 정책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 또는 저탄소 교통과 같은 녹색경제의 많은 분야 발전을 촉진할 것이며 따라서 새로운 성장동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

EU는 저탄소 경로를 가장 먼저 그리고 신속하게 추구함으로써 많은 혜택을 얻었다. 대표적으로 배출권거래제 정책 도입으로 비용 면에서 효과적인 탄소 저감뿐만 아니라 저탄소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해 결과적으로 EU는 전 세계 저탄소 시장의 22%를 점유하게 됐다. 또 2030년까지 대체에너지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2000만개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다.

파리 회의는 종착점이 아니다. 이것은 우리의 번영과 안보에 미치는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 지구적 노력을 확인하는 시작점이다. 장기 목표를 가진 강력한 합의는 기업과 투자자 그리고 사회에 확실성을 제공하고 이것은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합의를 도출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publie le 03/12/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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